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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왕읍 용계리 마을 풍경

조선 천재 최춘삼 굴참나무숲에 갇히다

최춘삼의 호는 해연이고 자는 지공이었다. 선조 말엽 황해도 연남지방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갖바치여서 자연스레 어려서부터 각종 도구를 손에 익히며 자라 났다. 타고난 손재주와 과학적 천재성을 바탕으로 16세때 기체역학에 의한 6기통 제트엔진을 설계하였으며 이 엔진을 우물에 장착해 아낙네들이 물바가지를 끌어올리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26세 되던 해 시간이동기구 제작을 목표로 연구와 실험에 몰두하였으며 7년 후인 1612년에 시간이동기구를 완성하여 실험운행에 착수하였다. 최초 집에서 기르던 은실이(암캐, 6세)를 탑승시킨 후 기구를 작동해 본 결과 개가 타임시프트에 합류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사흘 후 시대를 증명할 만한 몇몇 물건과 휴대용품, 주먹밥 이틀치를 챙긴 후 자신이 직접 기구에 탑승하게 되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 와서 최춘삼은 지금 능내리에 머물고 있다. 능내리는 중호와 연주가 살고 있는 인구 1,200 정도의 아주 작은 마을이다. 최초 춘삼이 도착한 곳은 산책로를 사이에 두고 굴참나무숲의 맞은 편에 위치한 놀이터였는데 여기서 목격한 것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울굿불굿한 복장을 한 커다란 덩치의 사람들이었다. 조선이 아닌 오랑캐국의 무당마을에 던져진 것으로 확신한 춘삼은 가까운 숲으로 숨어들어 동태를 살피기로 했다. 이틀동안은 주먹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간혹 호랑이에게 추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모면했고 안전한 거처도 마련할 수 있었다. 허나 삼일째부터는 호구지책이 묘연해 져서 버섯이나 야생마 등을 캐먹게 됐는데 이것도 마땅치 않게 되자 산책로 주변의 먹다남은 음식들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넘길 때마다 목안을 긁어대는 검은 물은 사약인줄 알았으나 다행히 별 탈이 없었고 뭉크렁한 떡 사이에 떡갈비를 끼워 넣은 음식은 니글거리기 이를 데 없어서 먹기가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선 그런 걸 따질 여유가 없었다. 식량확보를 위해 산책로를 배회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오랑캐 무당들을 관찰할 기회 또한 많아졌다.